10.17 월
04:30 기상
06:15 ABC 출발. -5.6도, 544mb, 4927m
19:30 독수리둥지 도착. 5300m.
북벽에서 비박한 지점입니다. 1,2일은 같은곳에서 비박. 3일째 되는날 설릉 중간에서 잔 것 빼곤 모두 바위밑의 눈을 걷어내고 잤습니다.
확보지점. 피치 완료 지점엔 최소한 3곳 이상의 지점에 확보물을 설치합니다. 하중이 걸리면 한, 두개가 빠지거나 바위가 부서지는
경우가 생기곤 해서 바위의 상태가 애매한 곳은 할 수 있는 만큼의 확보물을 설치합니다. 사진상 4개만 보이지만, 우측 밑으로 하나가
더 있어 5곳에 확보물을설치한 상태입니다. 우리 목숨은 소중하니까요! -- 그런데 왜 이런곳엘??
해질무렵 운좋게도 바위밑에서 잠자리를 발견한 대장이 배낭을 가지러 하강중입니다. 보통은 메고 등반을 하는데 난이도가 센 곳이 나오면
그곳에 배낭을 매달아 놓고 등반을 합니다. 피치를 완료하면 하강해서 가지러 오던지 뒷사람이 올라가다 가지고 가던지 합니다.
10.18 화. 맑음. 3피치 등반 후 독수리둥지로 하강.
09:00 기상. 520mb, 5300m
11:00 출발. -2.7도
17:10 3피치 도착
17:30 독수리둥지로 하강 완료
북벽에서의 첫날밤을 무사히 보냈습니다. 잠자리는 편안한데, 벽과 벽사이에 위치해서 시야가 좌, 우로 꽉 막혀있습니다.
비박지 안. 어제 3시간 넘게 눈을 퍼내서 만들었습니다. 대장님 표정이 왠지 나가기 싫은듯.....ㅎㅎ
루트 파인딩 중. 모든 장비를 착용할 수 없기에--무거워서-- 갈 길을 살펴보고 대충 필요한 장비를 챙깁니다. 벨트 뒤에도 장비가 주렁주렁~~
출발!
눈가루가 저렇게 폭포처럼 흘러서 떨어집니다. 스노우샤워라고 부릅니다. 시야가 확보되지도 않을뿐더러, 옷 속으로도 잘 들어가기에
몸에 맞을때마다 기분이 별로 좋지 않습니다. 어쩌다 떨어지면 괜찮은데 등반시간의 절반정도는 맞고 다닐 정도로 자주 떨어졌습니다.
전에 등반했었던 탈레이샤가르 북벽도 스노우샤워로 악명이 높았던 곳인데 이곳에서도 저 놈과 재회하네요.
뒤쪽에 보이는 산이 에베레스트와 로체--구름에 가림-- 입니다.
피치 완료 지점. 바위가 갈라진 곳의 아래, 위로 확보물을 설치했다가 바위가 부서질 경우엔 확보물이 모두 빠지기에 가급적이면 다른 라인에
확보물을 설치해야 안전합니다. 저기에 박힌 걸 하켄이라고 부르는데, 4~7cm 정도 바위속으로 들어가 있는 상태입니다. 마지막에 올라가는
사람이 저걸 모두 회수해야 하는데, 하나 빼려면 망치질을 수십번 해야 합니다. 짐을 끌어올리는 것 만큼이나 힘든 작업이였습니다.
피치 완료 지점. 저 확보물은 프렌드라고 부릅니다. 1cm이상의 바위 틈새에 사용합니다. 이곳처럼 확보물을 설치할 곳이 몇군에 없으면
어쩔수 없이 같은 라인에 확보물을 설치합니다. 그래도 2라인 이상엔 확보물을 설치해야 만약의 경우에도 안전하지요.
선등자 확보보는 중. 헤드랜턴은 헬멧에 늘 붙어있어야 편리합니다. 깜깜한데 헬멧에 랜턴을 부착하긴 힘들지요. 소형 무전기를 가져갔는데
추우니까 작동이 안되더군요. 3일정도 지나니 망가져서 되다 안되다 했습니다. 위, 아래 사람과 소통이 제대로 안되서 상당히 불편했습니다.
힘든 하루를 마치고 다시 잠자리로....